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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기아는 인류의 비극이자 수치” 프란치스코 교황, 유엔 식량농업기구 75주년 축사 끌로셰 2020-10-21 14: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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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설립 75주년 축사에서, 인류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기근을 해결하지 않는 것은 “비극이자 수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윤을 늘리기 위한 식량의 생산이 아니라 공정한 분배와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을 위한 식량 생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량농업기구는, 식량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건강한 식량을 위한 지속가능한 식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황은, “그 열쇠는 우리의 식량 생산 방식과 소비 방식을 변화시켜 우리 공동체와 지구의 이로움을 보장해줄 수 있는 혁신적 해결책을 올바로 실현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WFP), 국제농업개발기금(IFAD)과 같은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하고 다양화된 농업을 장려하고, 소규모 농업을 지원하며 최빈국의 농업개발에 협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특히 오늘날 유례없는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위기에 처한 수 많은 인류의 모습 가운데서 “불행히도 기아와 식량 불안정에 처한 사람의 숫자는 끊임없이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밖에 없다”며 “인류에게 있어 기아는 비극이자 수치”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기근이 일상의 식량 낭비와 더불어 “농업 분야의 투자에 가뭄이 일고, 기후변화의 영향과 세계 각지에 분쟁이 늘어가는 것과, 대부분 땅의 결실을 불평등하게 분배한데서 비롯된다.”며 오늘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보듯이 “세계의 기아를 뿌리 뽑는데도 정치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찬반 논쟁이나 이념적 논쟁에 매몰된 우리는 때로 우리 형제자매들이 먹지 못해 죽어가게 내버려두고 있다. 


교황은 이같이 지적하며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기를 비롯한 군수 물자에 지출되는 돈을 국제기금에 모아, 이들이 완전히 기아를 종식시키고 최빈국의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는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인권의 세계화와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정치는 절대적, 우선적 목표 가운데 실질적으로 기근을 뿌리 뽑는 일을 꼽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의미나 이념에 관한 논의에 종종 빠지는 우리는 오늘날 여전히 배고픔이나 목마름으로, 집도 없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형제자매가 생겨나도록 내버려 두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모든 형제들』, 189항)


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가 연합하여 발표한 「2020 세계의 식량 불안정과 영양」(The State of Food Security and Nutrition in the World 2020)에 따르면 2019년 영양부족을 겪는 인구는 6억 9천만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8.9%에 달한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간 기근이 줄던 추세가 역전되어 다시 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추세가 역전되지 않는 한 2030년 ‘기아 종식’을 목표로 한 지속가능발전계획(SDGs) 2.1항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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