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새로 서임된 추기경들과 함께 봉헌한 대림 1주일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돈, 명예, 성공과 같은 덧없는 것”에 집착하여 남들에게 무관심해지는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 “하느님과 가까이 지내고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림은 우리 곁으로 내려오신 하느님이 가까이 계심을 기억해야 하는 시기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께서 우리 가까이에 계시기 위해서는 “우리가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온갖 것에 정신이 팔려 하느님이 계신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인생의 중차대한 실수인 만큼 언제나 깨어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이익에 이끌려 수많은 헛된 것에 정신이 팔리면 우리는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다. 깨어있고, 주의를 기울여라”고 말했다.
‘깨어있다’는 것은, 어둠 속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빛이 아니라 빛을 기다리며, 어둠과 피로 가운데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과 함께 하는 날은 반드시 찾아오기에 용기를 잃지 말자”며 “이렇게 깨어있다는 것은 밤이 지나가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주님이 일어나시어 우리를 심판하러 오시는 일을 기다리는 것, 즉 좌절에 휩쓸리지 않는 것, 희망 가운데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국에서 우리를 기다리는데, 어째서 속세의 욕망으로 살아가는가? 어째서 약간의 돈, 명예, 성공과 같은 덧없는 것을 위해 애쓰는가? 낮의 빛이 우리를 기다리는데 밤을 불평하는데 시간을 낭비하는가? 어째서 승진하여 높이 올라가고, 출세하려고 ‘빽’(padrini)을 찾는가? 모든 것은 사라진다. 그러니 깨어있으라고 주님이 말씀하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깨어있음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평범이라는 잠에 빠지는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평범이라는 잠은 우리가 처음 받은 사랑을 잊은 채로, 평온함 속에 살 궁리만 하며 무력하게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하느님을 위한 열렬한 사랑과, 그분의 새로움을 기대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평범하고, 세속적인 사람이 된다”고 경고했다.
신앙은 하느님에 대한 열망이요, 회심하고자 하는 꾸준한 과감한 마음이고, 사랑할 용기를 말한다.
이러한 평범성은 “신앙의 정반대”라며 “신앙은 하느님에 대한 열망이요, 회심하고자 하는 꾸준한 과감한 마음이고, 사랑할 용기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신앙이란 불을 끄는 물이 아닌 타오르는 불이고, 스트레스 받은 이를 위한 진정제가 아닌 사랑에 빠진 이를 위한 사랑 이야기”라고 비유하며 “그렇기에 예수께서는 무엇보다도 미지근함(묵시 3, 16 참고)을 싫어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평범성의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기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밤에 불을 밝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교황은 기도를 통해 “끝없이 반복되는 삶의 미지근함에서 깨어나, 하늘을 바라보며, 주님과 일치하게 된다”면서 “기도는 삶의 산소와 같다. 우리가 숨쉬지 않고 살 수 없듯 기도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자기 주위와 필요만을 신경 쓰고, 타인의 필요에 무관심할 때, 우리 마음에 밤이 찾아온다.
교황은, 깨어있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잠으로 “무관심이라는 잠”을 꼽았다. 교황은 “무관심한 사람은 밤과 같이 천지를 분간하지 못하고, 자기 가까이 있는 사람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우리가 자기 주위와 필요만을 신경 쓰고, 타인의 필요에 대해 무관심할 때, 우리 마음에 밤이 찾아온다”며 “오늘날 자기 것만을 요구하고 남들에게 무관심한 이들이 많은 것을 보니 꽤 많은 사람에게 이러한 밤이 찾아온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어떻게 이러한 무관심의 잠에서 깨어날 것인가”에 대해 “자애라는 깨어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애’는 그리스도인의 뛰는 심장이라며 “심장이 뛰지 않고서는 살 수 없듯이 자애 없이는 그리스도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어떤 이들은 동정을 느끼고, 남을 돕고 섬기는 일이 패자들의 일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이야 말로 이미 미래를 향한, 주님이라는 빛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승자만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기도하고, 사랑하는 것이 바로 깨어있는 것이다. 교회가 하느님을 찬미하고 이웃을 섬길 때, 교회는 어둠 속에 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청하는 기도문을 외웠다.
오소서 주 예수님,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나이다.
우리 가까이 오소서.
당신은 빛이시니
우리를 ‘평범’이라는 잠과 ‘무관심’의 어둠에서 깨워주소서.
오소서 주 예수님,
흩어진 우리 마음을 깨워주시어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고자 하는 열망과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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