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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서 개신교인들은 과연 ‘보수적인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개신교인 미디어 활용 실태조사 강재선 2021-04-16 15: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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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기사연TV 갈무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2020 개신교인 미디어 활용 실태 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개신교인들이 사회 문제와 종교 문제에 접근하는데 있어 어떤 양상으로 매체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먼저 개신교인들은 사회·정치적 정보를 얻는 경로(복수 응답 가능)로 TV(79.3%), 포털사이트(57.8%), 신문/인터넷 언론(56.4%), 유튜브(48.7%), 소셜미디어(26.8%), 라디오(19.3%), 잡지(3.9%)를 꼽았다.


사회·정치적 정보와 관련한 매체별 신뢰도에 있어서는 TV(81.4%), 라디오(91.7%), 신문/인터넷 언론(73.3%), 주간지, 잡지(74.9%)에 비해 포털사이트(68.7%), 유튜브(57.%), 소셜미디어(54.2%)가 비교적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기독교 관련 정보를 얻는데 있어서는 사회·정치적 정보 획득에 비해 매체가 소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구체적으로는 TV(47.4%), 포털사이트(42.7%), 유튜브(41.4%), 신문(31.8%), 소셜미디어(19.4%), 라디오(16.1%), 잡지(2.0%) 순이었다. 신뢰도는 사회·정치적 정보 매체별 신뢰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개신교인들이 자기 종교에 관련한 의견을 구성할 때에는 대중매체 외에도 다른 방식을 활용한다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개신교인들에게도 정치·종교적으로 첨예한 문제에는 기성 매체 영향이 지배적


▲ (사진출처=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번 조사에는 보수적인 대한민국 개신교계를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주는 문제들에 관한 개신교인들의 의견도 조사되었다. 특히 한국 개신교계는 정치·신학적 입장에서 전체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진화론 반대’에 대해서는 찬성(64.5%)이 반대(35.5%)보다 높았다. ‘낙태 반대’에 대해서도 찬성(64.3%)이 반대(35.7%)보다 높았다. ‘동성애 반대’에 대해서도 찬성(80.7%)이 반대(19.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슬람 반대’ 역시 반대(21.4%)보다는 찬성(78.7%)이 훨씬 높았다. 마지막으로 ‘공산주의 배격’에 대해서는 역시 찬성(83.2%)이 반대(16.8%)보다 높았다.


개신교인들은 진화론 반대와 관련해서는 목회자와 주변 기독교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나머지 문제들에 있어서는 기성 매체들의 영향이 지배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대체로 개신교의 문제적 측면들이 주로 다뤄지는 언론에 대해 개신교인들은 전반적으로 언론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69.3%)고 평가했다. 공정하다는 평가는 19.6%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인 성향별 미디어 활용 분석을 시도한 박진규 교수(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는 통계를 볼 때 한국 개신교계가 매체에서는 사회·종교적 보수성이 우세한 집단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개신교계는 실제로 보수성으로만 단일하게 규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인 응답자들은 신앙성향, 정치성향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먼저  ‘신앙보수X정치보수’의 경우가 34.5%, ‘신앙보수X정치진보’는 28.5%, ‘신앙진보X정치보수’는 17.6%, ‘신앙진보X정치진보‘는 19.4%를 기록했다. 


"가시성 가장 높은" 개신교 33.3% 보수적·권위적 그룹으로 분류돼 


박진규 교수는 먼저 가장 많은 응답자를 보인 ‘신앙보수X정치보수’를 “유사 근본주의 그룹”이라고 표현했다. ‘신앙보수X정치보수’ 응답자 가운데 60세 이상 응답자는 33.3%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50대(20.3%), 30대(18.0%), 20대(8.8%)가 뒤따랐다.


이어서 연령대별 사회·종교 성향 분포를 보면, 40대를 제외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신앙보수X정치보수’ 비율이 높아졌으며, 60대 이상 응답자 가운데 45.2%가 자신이 ‘신앙보수X정치보수’에 속한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신앙보수X정치보수’ 응답자 가운데 절반가량(48.3%)이 목회자/중직자 직분으로, 교회에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두고 박 교수는 “이들은 기독교 외 다른 종교의 진리 및 구원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며, 성경의 문자적 무오성에 대해 대체로 인정한다. 또한, 스스로를 정치적인 보수로 규정한다”며 “이러한 특징을 지니는 이들은 개신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보편적 인식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상징영역에서 가시성이 가장 높은 개신교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바로 이 그룹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신학적 보수성을 앞세우면서 정치사회적으로 보수진영의 목소리에 적극 동참한 개신교 집단”이라며 “2000년대 이후 미디어를 통해 구성된 개신교 이미지의 대세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신앙진보X정치진보’ 그룹은 “확장된 자유주의 그룹”이라고 표현했다. “신학적 진보성을 바탕으로 각종 사회 현안과 현실정치에 대해서도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이 그룹은 모든 연령대에서 20% 내외의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이 그룹에 속한다고 응답한 이들의 다수(61.8%)가 교회 내에서 직분이 없는 평신도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이들은 개신교에 관한 추문과 문제를 비판적으로 보도해온 언론이 불공정하다고 응답한 전체 응답자의 기조(69.3%)에 비해 낮은 53.3%를 기록하며 “네 유형 중에서 개신교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신앙보수X정치진보’에 대해서는 “복음주의 진보 그룹”으로 다른 종교의 구원가능성에 부정적이고 성서무오설 등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이나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라 평가한다는 점에서 “신앙적 보수성이 언제나 정치적 보수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그룹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40대(29.5%)와 50대(23.5%)였다. 이를 두고 박 교수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40-50대가 주축이 되는 이 그룹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들은 한국사회에서 개신교 전체가 정치적 보수 세력으로 대변되는 것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또, 이들은 공공성/시민성에 대한 개신교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신학적 보수성, 즉 기독교 진리의 절대성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신을 정치적 진보로 규정하는 이들 역시 ‘신앙보수X정치보수’과 거의 동일하게 진화론, 낙태, 동성애, 이슬람 유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보이는 정치적 진보 성향을 사회정치적 가치 차원의 진보로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오히려 신앙적으로 진보적이라고 답한 이들은 해당 문제들에 관해 훨씬 더 개방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되었다.


▲ (사진출처=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신앙진보X정치보수’를 “신앙/정치의 느슨한 결합 그룹”이라 평가했다. 20-40대가 이 그룹의 43.8%를 차지하고, 이 그룹의 61.4%가 교회 내에서 직분이 없는 평신도라고 응답했다.


박 교수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20대의 정치보수화 경향을 드러내주는 이 그룹에 관해 “한국 개신교에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혹은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집단이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며 “특히 젊은 세대로 구성된 이 그룹이 향후 한국 개신교의 전개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신교 여성의 더욱 강경한 보수성, 매체 활용 방식의 차이와 남성중심 교회 권력구조 고려해야


유지윤 박사(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는 젠더 관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분석했을 때 “성별에 따른 개방형 소셜미디어(페이스북)와 폐쇄형 소셜미디어(카카오톡) 활용은 기독교 관련 정보를 획득하는데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유지윤 박사는 개신교인 여성(72.6%)이 개신교인 남성(64.9%)에 비해 언론이 개신교 보도와 관련해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을 지적하며 “언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기독교 관련 정보 획득에 있어 종교미디어에 대한 의존을 높였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이러한 보수적인 입장을 두고 유 박사는 “여성이 교회에서 갖는 보편적 위치와 함께 세심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며 “성경에 대한 해석이나 교회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권한이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종교적 가르침에 대한 여성들의 수동적 태도를 길러냈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성향에 있어서는 남녀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고 평가했다.


낙태·동성애·이슬람 등에 관한 입장은 종교보다는 기성 매체 영향이 커 


▲ (사진출처=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성민 교수(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는 사회·종교 정보를 획득하는데 있어 세대별로 60대에서는 TV, 40대에서는 포털, 20대에서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성민 교수는 특히 진화론, 낙태, 공산주의, 동성애, 이슬람 유입 등 개신교인들이 대체로 반대한다고 집계된 의견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가를 추적했다.


이 교수는 먼저 진화론에 관해서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목회자와 기독교지인이 진화론 반대 입장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낙태에 관해서는 진화론과 달리 종교적 영향력보다는 언론과 같은 대중매체가 찬성, 반대 양측의 의견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에 대한 반대 의견 역시 대중매체의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40-60대는 대중매체에 의해 낙태 반대 의견을 갖게 된 경우가 35% 이상이었다. 


동성애에 관해서는 대중매체와 목회자 및 기독교지인들이 반대 의견 형성에 같은 수준으로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동성애 반대 입장을 취하게 된 경우가 40% 이상이었고, 50대 역시 35%에 달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목회자와 기독교지인의 영향력 역시 40대 이상에서는 20% 내외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이슬람 한국 진입 반대 의견과 관해서는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또 다시 가장 강력했으며, 목회자와 기독교지인의 영향력도 어느 정도 일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찬반이 뚜렷하지 않고 어느 정도 양분되어 있는 20대를 두고 “해당 세대가 전통적인 종교-정치의 미디어-담론 지형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며 ‘모바일 세대’로서의 보다 다원적인 미디어 지형 속에서 의견 형성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개신교 집단 중 젊은 세대에서 기존의 목회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균열이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 특히 미디어 세대의 차이가 이들의 세대적 분화를 촉발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개신교인의 사회적/신앙적 성향이 미디어 활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미디어 활용에 따른 사회적/신앙적 의식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한 기초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한 이번 조사는 (주)지앤컴리서치가 2020년 12월 18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하였으며, 전국 교회 출석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공간 이제>에서 개최된 이날 발표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참여가 제한되었으며,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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