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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외교적 수단 동원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나서 교황, “이는 군사 작전 아닌 죽음과 비극 퍼트리는 전쟁” 끌로셰 2022-03-11 14: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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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외교적 수단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는 8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과의 전화통화 사실을 밝혔다.


< Reuters >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측 입장을 교황청에 전달했고 파롤린 추기경은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교황청에 우크라이나에서 전개 중인 특별 군사 작전의 원인과 목표에 관한 러시아의 원칙에 입각한 입장을 전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27일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두려워하고 벌어지기를 원치 않았던 일, 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개시했다고는 해도, 나는 언제나 협상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이 분명히 러시아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지난 주일 삼종기도 후 강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러시아의 입장에 반대했다. 당시 교황은 “이는 군사 작전이 아닌 죽음과 파괴, 비극을 퍼트리는 전쟁”이라고 규탄했다.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추후 협의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주고받았다. 


교황청 공보실은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라브로프 장관과의 전화통화에 관해 “파롤린 추기경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깊은 우려를 전달하고 지난 주일 삼종기도에서 하셨던 교황의 말씀을 다시 한번 전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파롤린 추기경은 특히 무장 공격 종식과 민간인과 구조대원들을 위한 인도적 통로 설치와 더불어 폭력이 협상으로 대체되기를 다시 한번 호소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대로 ‘평화를 돕기 위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교황청과 러시아 모두 누가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교황청 전문 매체는 “파롤린 추기경이 전화를 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교황청 매체의 보도를 살펴보면 언어권을 막론하고 ‘파롤린 추기경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탈리아어: Paroline telefona a Lavrov, 영어: Cardinal Parolin speaks to Minister Lavrov 프랑스어: Le cardinal Parolin téléphone à Sergueï)는 제목을 사용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일 주일 삼종기도 후 강론에서 “우크라이나에서 피와 눈물의 강이 흐르고 있다”고 러시아 침공을 강하게 규탄했다. 교황은 러시아의 행동이 “그저 군사 작전이 아닌 죽음, 파괴, 비참을 퍼트리는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교황은 “피해자의 숫자, 특히 어머니와 아동들과 같은 피난민이 늘고 있다”면서 “인도적 통로가 안정화되고, 지원이 보장되고, 포위된 지역에 접근을 용이하게 하여 폭탄과 두려움에 억눌린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절실한 안정을 가져다줄 것을 진심으로 호소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목숨을 걸고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우리는 이 사람들의 비극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전쟁의 잔혹함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드로 광장에 높이 올려진 우크라이나 깃발들을 바라보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청했다. 교황청의 입장에 대해서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교황은 교황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과 인간발전부 임시 장관 마이클 체르니(Michael Czerny) 추기경이 교황의 요청으로 직접 우크라이나로 향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교황은 “두 추기경이 그곳에 있다는 것은 교황이 그곳에 있다는 뜻일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더욱 다가가고, 세상에 ‘전쟁은 광기다! 제발 멈춰달라! 이 잔혹함을 보라!’라고 외치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곳에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출신의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폴란드로 들어오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의 주요 통로 가운데 하나인 도로후스크(Dorohusk)에서 난민과 봉사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의 체르니 추기경은 헝가리를 방문하여 우크라이나 이민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수용시설을 방문한다. 


체르니 추기경은 지난 7일 인터뷰에서 “이번 여정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의 발언과 기도를, 예언과 규탄을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곳에 더욱 가까이 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는 현존과 일치의 행위이며 나는 그곳으로 가서 보고 듣고 배우고, 그들에게 우리의 연대를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후 상황에 맞추어 두 추기경은 우크라이나로 향할 예정이다. 


8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은 “지금은 무엇보다도 무기와 전투를 멈춰세우는 것, 특히 전쟁의 확산을 멈춰 세워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전쟁의 확산은 말에서 시작된다”며 “어떤 말이나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는 다른 무엇도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흥분시켜 자연스럽게, 자신들도 모르게 살상 무기라는 다른 수단을 사용하는 일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이를 목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종교적 관점에서 기도를 통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인도적 차원에서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연결망을 이용하여 난민과 이주민들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외교적 루트를 이용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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