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6일 이탈리아 방사선사협회-기술재활예방보건협회 연맹(FNO TSRM e PSTRP) 대표단을 만나 코로나19로 고생한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의료민영화 등 이윤추구를 위한 보건체계 접근법을 경계하고,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교황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헌신한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지난 3년간 아주 특별한, 상상하기도 힘든 팬데믹이라는 경험을 했다. 교황은 “전에도 말했지만,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없었더라면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랑의 힘에서 비롯된 여러분의 의무감이 자기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이웃을 돌볼 수 있게 해주었다. 여러분과 더불어 다른 모든 의료계 노동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오는 2월 11일에 기념하는 ‘세계 병자의 날’(영어: World Day of the Sick)을 앞두고 교황은 다시 한번 비용과 이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효율성과 배척의 문화”를 앞세운 시장경제가 보건의료계에 적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우리는 유약함을 두려워하지만, 확산하는 시장경제 문화로 인해 유약함을 부정하게 된다. 이렇게 연약함의 여지는 사라진다. 그리고 이처럼 불행이 닥쳐와 우리를 덮칠 때 우리는 바닥에 쓰러져 구타를 당하게 된다. 이때 자신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하려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외면하거나, 우리가 다른 사람을 외면해야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고독은 이렇게 시작된다.” (제31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 중에서)
교황은 세계 병자의 날 담화를 되새기며 “착한 사마리아인으로 의인화된 돌봄의 문화는 이와 정반대로 작용한다”며 “돌봄 문화는 외면하지 않는 문화다. 돌봄 문화는 다친 이에게 동정으로 다가가며, 다른 사람이 무시한 사람을 돌보는 문화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보건의료계에서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라며 이러한 원칙은 “여러분에게 길이 되어주고, 헛되이 효율성에 집착하거나 냉정하게 절차를 적용하는 일에 굴복하지 않도록 해준다. 병자는 치료받기를 원하는 사람, 돌봄 받는다고 느끼기를 원하는 사람이며, 따라서 이들에게 인간미와 공감으로 다가서는 일이 중요하다. 전문성은 물론이고, 인간미와 공감이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교황은 효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악화되는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때에야말로 모든 사람의 보건권이 보장되는 것이라고 보건당국에 촉구했다.
교황은 “보건의료계 종사자 여러분들 역시 사람이기에, 여러분의 헌신을 인정받고, 적절한 노동조건을 보장받으며, 적절한 수의 돌봄 노동자들이 고용되는 일을 통해 여러분을 돌봐줄 누군가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할 때 모든 이의 보건권은 인정을 받게 된다. 건강은 사치품이 아니다! 병자를 내버리는 세상, 치료받을 돈이 없는 사람을 돕지 않는 세상은 미래 없는 이기적인 세상이다. 항상 건강은 사치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건강은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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