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주교회의(CEI)가 주최한 사회정치 교육과정 ‘제4차 계획’(이탈리아어: Progetto Policoro)에 참여하는 청년들을 만나 사회적 주체의 일부로서 청년들이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다른 모든 사회경제적 주체들과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평화는 사회정치 교육에서 빠져서는 안 될 주제”라면서 “전쟁은 정치의 실패이며 이러한 사실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쟁은 정치의 실패다. 전쟁은 다른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는 독을 먹고 자라난다. 전쟁은 우리를 군비경쟁이라는 모순으로 몰아가고, 분쟁 해결을 위한 무기 사용을 부추긴다. 한 전문가는 내게 한 해 동안이라도 무기가 생산되지 않으면 세계 기근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더 나은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지금 여러분이 하고 있는 평화교육을 전제로 한다. 평화교육은 모든 사람의 책임이다. 우리가 하는 전쟁은 평화를 이루기 위한 우리 자신과의 전쟁이다.
교황은 “오늘날 정치는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지 못하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수많은 추문을 경험하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좋은 정치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사람은 차이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귀를 기울이는 시장이나 의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현실에 귀를 기울이고, 가난한 이에게 귀를 기울이는 정치와 왕궁에 갇힌 ‘얄팍한’ 정치는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성서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임금 아합이 나봇이라는 사람의 포도밭을 빼앗으려고 그를 죽인 우화를 설명한 성 암브로시우스의 글을 소개했다.
“어째서 당신들은 자연의 재화를 공유하는 이들을 쫓아내고 자연 재화를 당신들만의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대지는 부자와 가난한 이들 모두와의 일치 가운데서 만들어졌다. (…) 자연은 누가 부자인지 알지 못하며, 대지는 모두를 똑같이 가난하게 낳았다. 우리가 태어날 때, 우리는 옷을 입고 있지도 않고, 금과 은으로 가득 찬 세상에 온 것도 아니다. 이 대지는 우리를 헐벗은 채로, 의식주를 필요로 하는 상태로 세상에 낳았다. 자연은 우리를 모두 동등하게 창조했다.”(De Nabuthae historia 1, 2)
교황은 성 암브로시우스의 말을 두고 “봉사가 아닌 통치로서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는 돌봄을 행할 수 없는 정치이며, 이런 정치는 가난한 이를 짓밟고, 대지를 착취하며, 전쟁을 통해 분쟁을 다스리는 정치다. 이런 정치는 대화할 줄 모르는 정치”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돌봄의 정치를 행할 수 있도록 “정치의 연료가 되어주는 영성”으로 ‘온유’와 ‘결실’을 꼽았다.
온유란 ‘가까이 다가와 현실이 되는 그러한 사랑’(「모든 형제들」, 194항 참조)이며, 결실은 나눔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장기적인 전망이자 대화요, 신뢰이며 이해이고 경청이며, 그에 쏟는 시간이자 미루지 않는 응답이다. 이는 미래를 바라보며 미래 세대에게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황은 사회정치 교육에 참여하는 청년들을 향해 “여러분이 지켜야 할 황금률은 이것이다. 여러분의 활동은 여러분 자신을 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인가? 그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여러분 집단을 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인가? 그러해서도 안 될 것이다.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정을 시작하는 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교황은 ‘내 일에 사랑을 얼마나 쏟았는가? 우리 민족의 진보를 위해 나는 무엇을 했는가? 사회에 나는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 나는 어떤 진정한 유대를 만들어냈는가 나는 어떤 긍정적인 동력을 이끌어냈는가? 나는 사회적 평화의 씨앗을 얼마나 뿌렸는가? 내게 주어진 위치에서 나는 어떤 이로운 일을 행했는가?’(「모든 형제들」, 197항 참조)라는 질문을 상기했다.
참여는 민주주의의 상처에 바르는 연고와도 같다. (…) 정치인은 종과 같다. 정치인이 종의 역할을 다하지 않을 때 그 정치인은 나쁜 정치인이 되거나, 더이상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
끝으로 청년들을 향해 “여러분의 관심은 선거 합의나 개인적 성공이 되어서는 안 되며, 사람들을 포용하고, 기업가정신을 만들어내며, 여러 꿈이 꽃피게 해주며, 사람들이 공동체에 속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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