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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사회보장은 여러 세대를 한데 묶는 복지” 불법·비정규 노동 거부하고 존엄한 노동에 찬성해야 끌로셰 2023-04-04 16: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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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퇴원과 동시에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3일에는 이탈리아 사회보장공단(INPS) 설립 12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사회보장은 여러 세대를 한데 묶는 복지”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사회보장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적절하다”면서 “사회는 미래의 지평을 잃은 채 현재에 안주해서 미래 세대에서 벌어질 일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나는 내 몫을 했으니, 다른 사람들은 알아서 하겠지’라는 태도는 안 된다. 이에 관해 우려를 자아내는 징표는 생태 위기와 공공 채무다. 이는 우리 자녀와 손자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이다. 지속가능성을 선택하는 것은 청년들에게 불가역적이고 과도한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 불의하다는 원칙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교황은 “사회보장은 여러 세대를 한데 묶는 복지”라고 강조했다.


“노동자가 누려야 할 연금은 사실 자신의 노동 시간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노동을 통해 다른 사람의 연금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통해 지탱된다.” 


교황은 이같이 말하며, “세대 간의 강력한 유대는 사회보장이 기능하는 선행조건이다. 지금 여기 아이들이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한 60대쯤 된 한 남자가 이탈리아의 인구 절벽을 보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럼 누가 내 연금을 내주나? 애들 대신 개가 내주지는 않을텐데...’ 이 말을 생각해보라”라고 조언했다.


이에 덧붙여 “외국인 노동자들도 연금 체계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며 “그들의 공로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좋은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보장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가 서로 의지한다는 사실을 상기해준다. 사회생활은 연대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네트워크 덕분에 유지된다. 공동선은 노동자 간의 연대 관계라는 원칙을 공유하는 수백만 노동자들의 일상적 노동을 관통한다.”


그러면서 교황은, “나는 이탈리아처럼 점차 나이 들어가는 사회가 당면한 과제에 맞서 사회보장을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호소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교황은 국민연금, 의료보험 체계 등의 사회보장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불법 노동 거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노동 거부는 하나의 문화가 되어야 한다.


교황은 “당장이야 개인에게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불법 노동은 가정이 연금 체계에 기여하고 연금을 누리지 못하게 만든다. 불법 노동은 노동 시장을 왜곡하며 노동자들을 온갖 착취와 불의에 노출시킨다”고 경고했다.


비정규 노동이라는 학대를 거부해야 한다.


두 번째로 교황은 “비정규 노동은 청년들이 내리는 인생의 결정에 영향을 주며, 그렇게 되면 청년들이 기운이 없을 때조차 강제로 일하게 만든다. 비정규직은 일시적인 것이어야 하지, 과도하게 연장되어서는 안 된다. 달리 말하면 비정규 노동은 불신으로 이어지고 말 것이며, 청년들 인생의 결정이 미뤄지는 사태를 조장하고 청년들이 연금 체계로 편입되는 일을 늦추면서 결국 출산율 감소를 악화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존엄한 노동에 찬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사회보장은 개인의 안녕과 타인의 안녕에 참여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경제적 자원을 확보하여 의료 혜택을 보장하는 것은 인생의 여러 시기를 한데 묶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연설 말미에 “우리에게는 형제애라는 기준을 길잡이로 삼아 자원 낭비와 미래 세대를 심각한 어려움에 빠트리는 일을 지양하면서, 인생의 여러 시기를 식별할 줄 아는 영리한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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