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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두 수녀, 노벨평화상 추천되나
  • 최진
  • 등록 2016-01-26 10: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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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렛 피사레크 수녀(좌)와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우)


전남 고흥군은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두 수녀를 노벨평화상 대상자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43년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준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수녀와 마가렛 피사레크(Margreth Pissarek)수녀의 삶이 노벨평화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선양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고흥군과 사단법인 마리안마가렛, 국립소록도병원, 그리고 한센인과 개별후원자 등이 함께하는 범 군민 참여 방식으로 추진된다. 고흥군은 “두 수녀님의 삶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알려, 봉사의 의미를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라며 사업 취지를 밝혔다.


금년에 추진될 선양사업은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과 한센인 유품에 대한 등록문화재 지정, 사택 주변 정비 등이다. 특히 10월로 예상되는 노벨평화상 후보자 선발에서 두 수녀를 추천할 계획이다. 노벨평화상 추진은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두 위인의 봉사정신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국립소록도병원 관계자는 “두 수녀의 활동은 테레사수녀의 숭고한 봉사정신과도 그 뜻을 같이 한다”며 “갈수록 물질문명이 팽배한 현 시대에 나눔의 가치를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분의 노벨평화상 추천은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의 참 뜻을 알리는데 큰 의미다”라고 말했다.


고흥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소록도 천사이면서 한센인의 어머니인 두 수녀를 선양하는 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두 분이 아무런 대가없이 실천한 봉사의 숭고한 참뜻을 널리 알려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록도 본당신부이자 마리안마가렛 대표인 김연준 신부는 “마리안느 수녀님과 마가렛 수녀님이 우리 소록도에 베푼 은혜를 갚는 길이라 생각해 다큐멘터리 제작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0년대 오스트리아 인스브룩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는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20대에 소록도로 들어왔다. 이후 43년간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의약품 지원과 주거환경 개선 등 재활과 계몽에 힘쓰다가, 지난 2005년 한 장의 편지를 남기고 본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당시에는 나이가 많아 주변에 짐이 된다는 이유로 본국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리안느 수녀가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현재 마리안느 수녀는 투병 중이고, 마가렛 수녀는 치매로 인해 요양원에 있다.


‘문둥병’이라고 불리던 한센병 환자들은 일제강점기부터 소록도에 강제로 이주당해 처참한 환경 속에서 살았다. 두 수녀는 열악한 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던 6,000여 명이 넘는 한센인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수녀들은 작은 장롱만 있는 방에서 검소한 삶을 살았다. 


그녀들의 자원봉사 활동이 알려지면서 소록도는 의료봉사단과 자원봉사들의 행렬이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국내외 언론들이 수없이 소록도를 찾았지만, 인터뷰는커녕 사진 한 장도 찍지 못한 채 돌아갔다. 수많은 감사장과 공로패가 전달됐지만 되돌려졌다. 그녀들은 선행에도 불구하고 결코 세상에 드러나기를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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