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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국제평화영화제, 23일 서귀포성당서 개막
  • 최진
  • 등록 2016-04-25 18:44:55
  • 수정 2016-04-25 18: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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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마을회와 천주교제주교구의 협조로 23일에 예정대로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가 개막했다. (사진출처=강정국제평화영화제)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가 23일 오후 6시 서귀포시 송산동 서귀포성당에서 막을 올렸다. 


영화제는 개막일을 불과 10여 일 앞두고 정치적 성향이 짙다는 이유로 개최장소를 변경해야 하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강정마을회와 천주교제주교구의 협조로 예정대로 개막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개막식에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와 세월호 유가족, 영화감독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양윤모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만들어졌고 최초의 ‘평화’ 영화제이자 제주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영화제”라며 “앞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모습으로 오늘의 환호와 관심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강우일 주교(천주교제주교구장)는 이번 강정국제평화영화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소중히 인식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무관심과 방관으로 외면하지 않는 평화의 지킴이들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우리가 사는 한반도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 긴장이 팽팽하게 고조된 지역이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수차례 시험 발사했고, 남한은 미국 정부와 사드 배치를 위한 공식 협의에 들어갔다”며 “화산 에너지와 같이 국가 간의 긴장 에너지가 계속 축적이 되면 어느 약한 지점을 통해서 그 에너지가 폭발해 일대가 초토화 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현대전에서는 일단 전쟁이 터지면 양쪽 다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파멸을 초래하게 된다”며 “전쟁은 엄청난 참극과 파멸을 초래하기 때문에 국가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군비 증강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책임질 수 없는 종말적 파멸을 향한 권력 남용이다”라고 지적했다. 


▲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강정국제평화영화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소중히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모든 폭력에 무관심으로 외면하지 않는 평화의 지킴이들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진출처=유튜브 갈무리)


강 주교는 지도자들의 이런 호전적인 모험을 멈추게 하려면 그들을 지도자로 뽑은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세계적인 평화의 전선을 구축해 시민들 스스로가 평화 연대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고조되는 핵전쟁의 위기에서 자신의 삶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는 단편적인 표현과 문화적인 소통을 넘어 진실을 포괄하고 효과적으로 조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제가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평화 연대를 형성하는 첫 징검다리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전하며 축사를 마쳤다. 


개막식에 이어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동빈 감독의 ‘업사이드 다운’이 상영됐다. ‘업사이드 다운’이란 제목은 위와 아래가 뒤집힌 세월호를 의미함과 동시에 가치와 질서가 뒤집힌 한국 사회를 뜻한다. 영화는 세월호 유가족 2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문가 16명이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되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상영 후 김 감독과 관객, 세월호 유가족이 함께하는 대화의 장이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의 단원고 희생자 김다영 양의 아버지 김현동 씨와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는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에게 평화 실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홍 씨는 “아이들이 오려고 했던 제주도에서 평화를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감동이다”며 “아이들과 세월호 희생자들 모두가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을 것이다. 강정국제평화영화제는 역사를 쓰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강정국제평화영화제)


영화제는 개막식 다음 날인 24일부터 본격적인 영화상영에 들어갔다. 영화 상영은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와 강정마을회관, 강정천, 삼거리극장 등에서 이뤄지며, 26일까지 총 10개국 34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영화제 기간 다채로운 거리공연이 통물 앞마당에서 열리고 있으며 이번 평화영화제는 비상업적 영화제로 모두 무료관람이다. 


폐막식은 오후 7시 강정 의례회관에서 열리며 폐막작으로 일본 오키나와 군사기지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저항을 담은 미카미 치에 감독의 ‘우리 승리하리라’가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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