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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천주교 함께 나서 “4대강의 죄악을 끊어내자”
  • 문은경
  • 등록 2016-09-23 19: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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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천주교가 공동으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그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3일, 불교사회정책연구소와 4대강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과 방안’이라는 주제로 환경·생명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그동안 수차례 지적돼온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 오염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4대강을 재자연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살펴보았다. 


낙동강에서 상수도를 공급받는 1,300만 주민들이 불안한 상황


이날 이상훈 전 수원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011년 10월, 4대강 사업이 준공되고 2012년 여름부터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했다”며 4대강 사업과 녹조현상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녹조는 ‘높은 수온’과 ‘풍부한 영양분’ 그리고 ‘긴 체류시간’ 이라는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발생하며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녹조현상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4대강 사업 이후, 흐르던 강물이 막히면서 이같이 뚜렷한 녹조현상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 이상훈 교수는 낙동가 보에서 녹조로 인한 부작용으로 용존산소 고갈과 독성물질 검출 등 낙동강에서 상수도를 공급받는 1,300만 주민들이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문은경


특히 낙동강 보에서는 녹조로 인한 부작용으로 용존산소가 고갈되고, 독성물질이 검출 됐으며 이차오염물질이 증가 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 해 낙동강에서 상수도를 공급받는 1,300만 주민들이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의 재자연화는 ‘강을 강답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 된다


이어,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겸 대한하천학회 회장)는 유럽의 사례를 설명하며 4대강의 재자연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부터 국토부는 수문을 열고 닫는 방식으로 보를 운영하는 ‘펄스방류’를 하고 있는데, 이 방식의 본질은 수문을 열어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결국 국토부도 물이 흐르게 하면 녹조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이렇게 하면 ‘보 건설’의 명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수문을 열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 박창근 교수는 국토부는 물이 흐르면 녹조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보 건설의 명분을 잃기 때문에 수문을 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문은경


박 교수에 따르면 유럽은 최소한 적절한 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규정·이행하는 ‘유럽연합 물 관리 지침’을 통해 수자원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침은 하천 시스템을 보호하고 필요하면 하천 시스템 개수 방안까지 강구하게 한다. 이러한 지침에 따라 독일은 라인강 하천 주변에 설치한 사석을 제거했으며 프랑스 루아르 강은 댐을 철거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4대강의 재자연화는 ‘강을 강답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 된다”며 하천에 설치한 각종 구조물들을 철거하고 강을 흐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악의 연대성’을 끊어내고 4대강을 돌려놓자


▲ 법응 스님과 서상진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다함께 4대강을 살려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 문은경


이날 세미나 시작에 앞서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결국 우리는 관념적 경제효과에 밀려 4대강 사업을 막지 못했다. 그 모든 허황된 주장들이 용인될 수 있었던 우리사회의 철저한 ‘인간중심주의’를 성찰해야 한다”며 “강이 흐르고 생명이 살아야 그 강에 기대고 있는 우리 인간의 삶도 영위될 수 있다. 오염된 우리 마음과 잘못된 정책, 죽어가는 산하대지를 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 서상진 신부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 환경 보호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핵심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서 신부는 “죄악은 더 큰 죄악을 부른다. 죄악의 결과로 인한 이익을 취한 이들이 서로 눈감아 주고 ‘악의 연대성’에 의해 서로 돕고 있다. 그 죄악을 끊기 위해서는 죄지은 사람들의 반성과 회개를 촉구하며 가능한 4대강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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