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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통일, 어물어물 통일?
  • 염은경
  • 등록 2017-06-21 12:31:02
  • 수정 2017-06-21 16: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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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법정 증인석에 앉아 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위험한 증언을 이어온 원광대학교 정치학과 이재봉 교수. 


6·15남북공동합의 이후 17년, 그가 말하는 ‘21세기형 통일’은 어떤 의미이며 과연 이 정부에서 통일의 희망을 발견하는지 물어봤다.



▶ 인터뷰 1편 보기



(신성국 신부) 저는 천주교 성직자로서 분단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종교가 말하는 구원이 의미 없게 느껴집니다. 사회 곳곳에서 분단으로 인한 악영향이 거미줄처럼 연결돼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봉 교수) 통일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이 점차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고 심지어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귀가 닳도록 들어왔습니다. 크게 두 가지.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와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런 내용은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에게는 분단 때문에 빚어지는 폐해가 얼마나 큰지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분단 상태였다. 분단의 폐해를 느낄 수 있을까?


살다가 분단이 돼서 고통을 겪으면 분단 이전과 현재를 비교해서 쉽게 깨달을 텐데, 젊은 세대는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분단이 된 상태였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한테는 생활이 되고, 습관이 되고, 운명이 된 거죠. 계속 이렇게 지내왔으니까 분단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분단으로 빚어지는 폐해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정치적으로 발전이 안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이고 종류가 다를 뿐 북한도 민주주의를 지향합니다. 북한은 인민민주주의, 북유럽 복지국가는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하면 미국이나 우리가 지향하거나 추구해온 자유민주주의로 못을 박아 생각합니다. 


자유민주주의라면 자유를 가장 강조하는 민주주의인데 특히 개인의 자유를 강조합니다.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이런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분단 때문에 훼손당하고 억압당하고 있습니다. 기득권 세력, 반공세력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해요. 국가보안법이 있어야 한다면서 사실상 자유를 가장 크게 훼손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 개인의 자유가 훼손되는 현상이 분단 때문에 빚어집니다. 


또 정치에 대해 비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쉬운 예가 세월호 노란 리본입니다. 이것이 반정부의 상징이 돼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면 ‘종북주의자’, ‘친북주의자’가 됩니다. 분단 때문에 빚어진 현상입니다. 


▲ ⓒ 최진


경제적인 부분은 돈으로 따질 수 있으므로 오히려 어렵지 않습니다. 남과 북, 이 조그만 땅에서 남쪽에 60만 북쪽에 100만 이상의 젊은이들이 군대에 묶여있고 이로 인해 막대한 경비가 들어갑니다. 우리나라는 많이 줄어들어 GDP의 3%가 안 됩니다. 정부 예산에서도 과거에 20%까지 갔다가 지금은 15% 정도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비중이 얼마나 큽니까? 전체 정부 예산의 1/6이 국방비로 들어갑니다. 


생산과 관련 없는 소비적, 파괴적 비용입니다. 아무리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더불어 잘살자 하면 투자라고 볼 수 있는데 서로 죽이자는 파괴비용은 한 푼이라도 아까운 것입니다. 우리가 복지정책을 확대하고 있는데 흔히 복지국가라고 하는 나라는 GDP의 30% 정도를 복지비로 씁니다. 미국은 서유럽 북유럽보다 복지 후진국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GDP의 20% 정도를 복지비로 씁니다. 우리나라는 10% 안팎입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복지비용을 적게 지출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마다 선거에 나와서 반값등록금 실현한다는데 못 하잖아요. 유치원 아이들 누리 비용도 못하고, 급식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이런 일들이 경제적인 겁니다. 국방예산 줄이면 가능합니다. 


또, 수많은 사회적 갈등이 존재합니다. 제가 전라도에서 왔습니다만 전라도와 경상도 사이의 지역갈등이 얼마나 심한가요? 선거 때마다 색깔이 달라집니다. 세대갈등이나 남녀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데 우리 사회의 좀 특이한 부분이 ‘지역갈등’입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이 ‘이념갈등’입니다. 


사회문제에 조금만 부딪히면 ‘친북좌빨’, ‘수구꼴통’ 얘기가 나옵니다. 건전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어요. 분단이 없었으면 ‘친북좌빨’, ‘수구꼴통’이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물론 보수와 진보 사이에는 당연히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둘은 공존해야 합니다. 


어느 한 사회의 보수 세력만 있다면 사회가 참 안정이 되겠죠. 하지만 변화와 발전을 통해 사회를 개혁하는 데는 부족합니다. 반대로 사회의 진보세력만 있다면 끊임없이 개혁하고 변하면서 발전을 추구할 수 있겠죠. 하지만 사회 안정이 깨질 우려가 있죠. 그래서 진보와 보수가 공존해야 합니다. 


▲ (사진출처=SBS)


국방예산 줄이고, 평화의 기차로 부산에서 유럽까지 여행하는 일


(신성국 신부) 사드 배치에 대한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단세력들은 사드를 배치하는데 ‘절차 과정 필요 없다. 무조건 미국에서 추진하면 하는 거다’라는 논리를 폅니다. 미국 사대주의의 매몰된 것이라고 봐야 할까요?


(이재봉 교수) 이명박 정부 때 ‘뼛속까지 친미’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저 사람들이 과연 한국인일까, 미국인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에 지도자가 누가 들어서든 미국이 어떤 정책을 펴든, 심기를 건드려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것도 분단 때문에 이루어진 폐해입니다. 


이런 문제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한테 가장 절실한 것은 군대 문제일 겁니다. 조카, 동생, 아들 군대 보낼 때 인생에 있어서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20대 초반에 공부하다 말고, 직장 다니다 말고, 이성 교제하다 말고, 군대를 가야 합니다.  


왜 우리는 징병제도를 고수해야 하는 걸까요? 징병제를 시키는 나란 거의 없는데 이것이 분단 때문에 빚어지는 가장 심각한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분단된 상태에서도 모병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결정적으로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분단 때문이죠. 


특히 어떤 종교에서는 총을 들 수 없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나한테 해를 가하더라도 나는 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군대 가서 봉사하는 것보다 더 크게, 더 많이, 더 오래 이른바 대체복무제로 봉사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린 아직 그것도 인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옥에 보내버립니다.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하고 젊은이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 계기 가운데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있습니다. 물론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천안함 침몰로 인해서 장병 40여 명이 죽었습니다. 해마다 군대에서 자살하는 병사가 100명 안팎입니다. 


자기 적성에 안 맞아서 군대 생활 못하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데려가서 자살뿐만 아니라 사고로 인해 옆 사람까지 죽게 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이런 징병제도를 고수해야 하는가 생각해보면 분단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심각한 폐해라고 봅니다. 


다음은,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얘기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하려면 열 시간을 넘게 꼼짝없이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기차 타고 느긋하게 여행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가 왜 기차로 해외여행을 못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제가 한 10년 전에 ‘평화의 배’를 타고 일본사람에게 강의한 적이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통일되면 아시아 섬나라 일본에서 유럽 섬나라 영국까지 평화의 배가 아닌 평화의 기차를 타고 세계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휴전선만 열리면 됩니다. 


우리 남한은 한반도가 아니고 ‘완도’죠. ‘반도’는 반은 육지로 연결되고 반은 바다에 연결된 것인데 우린 바다로만 연결돼있고 땅에 연결이 안 돼 있습니다. 휴전선만 열리고 철길만 뚫린다면 제가 사는 익산에서 기차 타고 서울 와서 친구들과 점심 먹고 덕수궁 산책하고 기차 올라타서 평양 가서 저녁 먹고 대동강 산책하고 다시 기차 타고 만주 벌판, 시베리아 벌판을 지나 유럽까지 갈 수 있잖아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금강산을 왜 자유롭게 못가는 것입니까? 민족의 영산이라는 백두산을 우리가 왜 중국을 거쳐 가야 하느냔 말입니다. 분단 때문입니다. 남북관계만 개선되면 완도에서 벗어나 해외여행도 기차타고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쟁의 가능성입니다. 분단돼있기 때문에 항상 적대적으로 대치하면서 무력충돌이 빚어집니다. 제가 통일 운동을 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1차 서해교전이었습니다. 소규모 교전으로 끝났기 망정이지 확대돼서 전면전으로 이어졌다면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남한이고 북한이고 최첨단 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 전면전이 일어나게 된다면 휴전선 근처 군인만 죽는 게 아니고, 경기도와 강원도 사람만 죽는 게 아니고, 제가 사는 전라도, 경상도 사람 모두 죽을 수 있습니다. 또 남자만 죽지 않고 여자도 죽습니다. 전쟁 좋아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죽습니다. 물론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진 않습니다. 하지만 크든 작든 확률이 1%라도 있다면 전쟁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내용을 젊은이들이 정확히 알게 된다면 통일에 무관심하고 반대할까요. 그래서 통일교육을 잘 해야 합니다. 


‘안보’나 ‘통일’은 궁극목표가 아니라 평화롭게 살기 위한 수단이다.


▲ ⓒ 곽찬


(신성국 신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 속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요. 말씀하신 것처럼 평화체제로 가지 않는다면 후손들이 이런 상황을 계속 겪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이재봉 교수) 앞서 사드 말씀을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중국은 1992년 우리와 수교를 시작했는데 2003년에 한·중 교역 규모가 한·일 교역 규모를 넘었습니다. 2004년 미국과의 규모를 뛰어넘고, 2009년 한·중 교역 규모가 미국의 두 배가 됐습니다. 한·미, 한·일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압도적으로 중국과의 교역이 많다는 것이죠. 내용이 더 중요합니다. 일본은 1965년부터 지금까지 교역을 해오는데 단 한 차례도, 일 년도 흑자를 누려본 적이 없습니다. 해마다 200억 달러 남짓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과는 1945년부터 교역을 해왔는데 1983년 무렵부터 흑자를 보기 시작합니다. 요즘 연평균 250억 달러 흑자를 보고 있습니다. 일본에 적자 보는 것보다 조금 많게 흑자를 보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일 년에 600억 달러 안팎의 흑자를 보고 있습니다. 전체 교역 흑자가 1년 평균 700억 달러 안팎입니다. 흑자의 90% 정도를 중국에서 거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드 갈등 불거지기 전에 관광객의 대부분이 중국사람이었습니다. 전체 관광객의 대략 45%가 중국인입니다. 그런데 지금 안 오고 있지 않습니까? 왜 우리가 미국에 의존하느라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손해를 입어야 하는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사드라는 건 북한을 겨냥하는 게 아니고 미국이 중국 견제용으로 가져다 놓는 것 아니겠습니까. 미국과 중국이 다투고 있는데 우리가 그사이에 껴서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지 않나요. 이것이 분단 때문입니다. 


남북관계가 더욱더 적대적으로 변하니까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기 위해선 미국을 끌어드리지 않을 수 없고 중국과 멀어지게 되는 형국입니다. 근본적으로 사드를 떠나 분단 때문에 외교적으로 대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빨리 분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신성국 신부) 교수님께서는 책에서 ‘21세기형 통일’이란 것을 제시하셨습니다. ‘남북이 적대관계를 풀고 서로 협력하며 자유롭게 교류하고 연락하고 오갈 수 있는 상태’라고 하셨는데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이재봉 교수) 통일문제를 다루는 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쓰는 말이 ‘사실상의 통일’입니다. 21세기 들어 가장 많이 접하는 말 하나가 세계화, 지방화, 합쳐서 ‘세방화’라고도 합니다. 세계화는 쉽게 말해서 나라 바깥으로 국경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요즘은 돈과 시간만 있으면 특별한 한두 군데를 제외하고 지구상 어디든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세계화죠. 


지방화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이 통치의 효율성을 위해 지방으로 분산되는 것입니다. 나라 바깥으로 울타리가 낮아지고 나라 안으로는 중앙권력이 분산되는 상황인데 통일한다고 해서, 대통령 한 사람 뽑아 한 체제로 만들어 한 울타리 안에 사는 게 그렇게 절실한가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는 한민족이므로 하나로 합치는 게 좋겠지만, 이게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땅이, 체제가, 지도자가, 이념이 70여 년 동안 헤어져 살아왔는데 갑자기 하나로 합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서서히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하면, 북한체제가 무너지고 모든 것이 하나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걸림돌이 됩니다. 그러니 적대감을 풀고 전쟁의 가능성만 줄어든다면 그것이 통일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평양으로 소풍 가고, 평양 학생들이 덕수궁, 미륵사지 자유롭게 놀러 오고 이산가족들이 큰 고통 없이 전화하고, 편지하고 살아있는지 확인하고 방문하는 정도만 하면 통일된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게 소위 ‘교류협력의 활성화’인데 이것만 해도 통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21세기형 통일’이라고 한 것이죠. 백낙청 선생님이 저보다 더 쉽게 ‘어물어물 통일’이라 얘기를 해주셨어요. 교류를 증진하다 보니 남쪽 사람들이 자유롭게 평양가고, 북쪽 사람들이 서울 오고 하다 어물어물 ‘어, 통일 돼버렸네?’ 말하자면 그런 것이죠.


(신성국 신부) 자연스럽게 신뢰하고 정들고 인간적인 나눔을 하는 것. 통일. 맞는 말씀입니다. 


▲ ⓒ 곽찬


(이재봉 교수)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통일방안 1단계 화해협력단계입니다. 저는 멀리 가지 말고 대한민국의 통일정책 1단계만 실현해보자입니다. 이것이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게 아니고 노태우 정부 때 만들어졌습니다. 5년 뒤 김영삼 정부 때 내용이 좀 고쳐졌어요. 그것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졌습니다. 대한민국 공식적인 통일정책은 1989년도에 만들어 1994년도에 조금 고쳐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입니다. 


1단계가 사회협력, 2단계가 국가현안, 3단계가 완전통일인데 2, 3단계까지도 말고 1단계만 실천해도 통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 ‘친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목표를 평화통일로 잡고 1단계 과정을 화해협력이라 했는데 친북하지 않고 북한을 주적으로 삼으면서 어떻게 평화통일을 하겠습니까?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우리가 다독거리며 감싸고 나가야 화해협력으로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건 북한의 통일방안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 통일방안입니다. 그 1단계를 실현하려면 반북이 아닌 친북을 해야 합니다. 전부 친북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성국 신부) 서로 가깝게 지내는 마음부터 가져야겠네요. 칼을 품고는 통일할 수 없죠. 


(이재봉 교수) 더구나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적도 사랑하고 원수도 사랑하는데 동포를 원수로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기독교인들은 성령의 가르침,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면 통일되는 것입니다. 


(기자)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이 ‘안보나 통일이 우리의 궁극 목표가 아니다. 남북한이 더불어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 젊은 세대는 왜곡된 역사 안에서 살았고, ‘통일’이 담고 있는 함축적 의미를 깊이 느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안보나 통일을 이념적인 문제로, 궁극의 목표로 삼지 않고 평화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발상의 전환, 그 안에 핵심이 있는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재봉 교수) 쉽게 말해서 잘살자는 것이죠. 분단이 돼 있기 때문에 잘살 수 없고, 전쟁 걱정에 시달려야 하니 한·미동맹이라든지 평화운동, 통일은 모두 잘살기 위한 과정과 수단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선 한·미동맹이 목표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막아내고 평화를 지키면서 통일을 이루자는 것인데 이것은 우리가 북한과 관계개선을 하면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연장 선상에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2000년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6·15합의사항, 2007년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나온 이른바 10·4선언을 출발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신성국 신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북미 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끝으로「이재봉의 법정증언」이 2015년 발간됐는데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 백낙청 교수님께서 남기신 추천의 글을 가톨릭프레스 독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시대의 성실한 평화학자 겸 용기 있는 평화운동가 이재봉 교수가 한반도 현실에 대해 ‘국민교양서’에 해당할 책을 썼다. 기본적인 상식과 사실 관계들이 무시되고 조롱당하는 시절에 그의 지성스러운 ‘법정 증언’을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읽었으면 한다”


저도 주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아지실 것 같습니다. 관심 가지고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재봉 교수) 무슨 역할이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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