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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자라 미안하다는데, 정작 책임자들은… - 충주성심맹아원사건, 방송 후 주희 엄마아빠를 다시 만났다
  • 특별보도팀 저스티스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7-08-31 17:59:28
  • 수정 2017-08-31 18: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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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 가톨릭프레스 특별보도팀 저스티스 >는 충주성심맹아원에서 발생한 열한 살 주희양 의문사 사건에 집중했고 사건발생 후부터 지금까지 5년간의 시간을 되짚어 4회 연재기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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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충주성심맹아원 사건을 재조명 했다.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연재기사가 나간 후 지난 12일,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충주성심맹아원 사건을 재조명 했다.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방송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맹아원 홈페이지는 방문자가 많아 접속 서비스가 중단됐다. 여기저기서 관련 기사가 났고 “맹아원·의사·검사·경찰 다 한통속” 이라며 공분을 일으켰다. 


▲ 8월 12일, 충주성심맹아원 공식 홈페이지 안내문. ⓒ 가톨릭프레스DB


5년이나 지난 사건이고, 그동안 관련 보도도 몇 차례 있었던 터라 적어도 사건이 발생한 충주지역이나 운영기관인 천주교 관련자들은 사건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뜻 밖의 반응이 나왔다. 


“천주교 신자로서 미안해 가만있을 수가 없었어요”


9년간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던 김은순 씨는 “사건 5년이 지났어도 맹아원 시설 담당 교사도, 사랑의 시튼 수녀회도, 맹아원을 운영했던 법인인 청주교구 사회복지회도 아무도 죽음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어떻게 종교시설에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충격적이다”라며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이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고 했다. 


김은순 씨는 특히나 교구 법인 시설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교구가 왜 침묵하고 감싸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교구에서 하는 생명운동이 부끄럽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25일부터 김 씨는 천주교 청주교구청 앞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김은순 씨는 “방송을 보고 천주교 신자로서 너무 부끄러웠다”며 주희 부모님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뭐라도 해야겠기에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 지난 25일부터 김 씨는 천주교 청주교구청 앞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은순 씨)


9년간 무급으로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간사활동을 해 오던 김은순 씨는 지난 4월 청주교구에서 발생한 ‘사제의 살인적 폭력사건’을 계기로 활동을 그만두게 됐다. 김 씨는 주희 사건을 접하고 오랜 시간을 고민해 청주교구 주교님께 편지를 써 보내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김 씨의 편지에는 “교회로 인해 상처받고 억울해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에도 귀 기울여 주시고 소통해 주십시오”하는 간절한 당부가 담겼다.  


그동안 우리사회가 부패한 만큼 교회의 여러 사건들이 TV에 방송되는 걸 보면서 교회도 참 많이 부패했음을 느낍니다. 교회가 비민주적이고 반복음적으로 사니까 이제는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걱정하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천성모병원, 대구희망원, 성가정입양원, 대구파티마병원, 청주사제폭행사건, 충주성심맹아원 등의 교회시설 안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보며, 요즘은 천주교 신자임을 떳떳이 드러내는 것조차 부끄럽고 죄스럽기만 합니다.


- 김은순씨가 주교님께 올리는 글 중에서 (주교님께 올리는 글 전문보기)


“장을 보는데 모르는 사람이 ‘힘 내시라’고 인사를 했어요”


‘그것이 알고싶다’방송과 잇따른 후속 보도 이후 주희 엄마아빠는 응원의 인사를 많이 받았다. 장을 보러 갔는데 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하며, “주희 아버님이시죠? 방송 봤습니다. 용기 내세요”라는 말을 건넸다. 주희 엄마아빠는 기분이 이상했다. 


맹아원이나 청주교구, 수녀원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응원의 인사는 많아졌지만 사건을 두고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 주희 엄마아빠는 오늘도 변함없이 대법원과 청와대 앞에 묵묵히 서서 사건의 진상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 주희 엄마아빠는 오늘도 변함없이 대법원과 청와대 앞에 묵묵히 서서 사건의 진상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 곽찬


천주교에서 (신자분이) 이렇게 시위도 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천주교분들 봐도 이제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김은순씨는 30일, 주희 엄마아빠와의 연대시위를 위해 서울로 올라와 대법원과 청와대 앞에 함께 섰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면서 아직까지 달라진 것은 없지만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신다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주희 엄마아빠는 청주에서 올라온 김은순 씨에게 깊숙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 30일, 주희 엄마아빠와의 연대시위를 위해 서울로 올라와 대법원과 청와대 앞에 함께 섰다.


“세상 정의를 말하는 교회가 내부 정의를 말하지 않는다면”


김은순 씨가 교구청 앞에서 1인 시위 하는 것을 두고 교구의 어떤 사제는 “자기 부모 형제 자식의 치부를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자가 있는가?”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그러나 김 씨는 “교회가 치부라고 드러내지 않는다면 하느님 정의는 어디 있습니까? 세상의 정의에 대해 말하는 교회가 교회 내부의 정의를 말하지 않는다면 교회의 존속 이유는 무엇인지요? 예수님은요?”라는 짧은 답장을 보냈다며 이런 상황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했다. 


김씨는 “교회가 반 복음적인 행동을 보여준 것에 대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SNS를 통해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 등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연대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담담하게 희망과 포부를 밝혔다.


▲ ⓒ 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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