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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는 모두에게 충격이자 감동이었다”
  • 강재선
  • 등록 2018-12-07 14:03:42
  • 수정 2018-12-17 16: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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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재선


지난 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인권센터는 UN의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하며 ‘32회 NCCK 인권상 시상식’을 열었다. 올 해 수상자로는 상관의 성추행을 공개 고발하여 국내 미투 운동(#MeToo)에 동력을 불어넣은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 검사와 일본 사회의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에 맞서 싸운 사토 노부유키 선생(재일한국인문제연구소)이 선정됐다.


시상식에 앞서 NCCK 인권센터는 ‘2018 한국교회 인권선언문’을 제창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존엄을 높이고 인권을 지키며 나아가 보편적 자유와 평등을 존중하는 일에 사명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특히 NCCK 인권센터는 “비정규직 노동자, 성소수자와 난민,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엄존한다”면서 “한국교회와 정부 그리고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사회에는 인권이 신장되고 있는 한편, 걷잡을 수 없는 혐오와 차별과 배제가 있는 그대로 드러나고, 이것이 대립의 장으로 치닫고 있다.


축사를 맡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상을 받는 서지현 검사님은 모두에게 충격이자 감동이었다. 한국 사회 여성인권의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에서 소수 민족으로서 차별받고 있는 재일동포를 위해 헌신해온 사토 노부유키 선생을 선정한 것 역시 정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대 수상자로서 시상식에 함께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준비해온 인사말 대신 좀 더 솔직한 얘기로 수상자와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임태훈 소장은 “한국 사회 인권이 발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인권이 신장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세계인권선언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언제나 잔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훈 소장은 예수께서 언제나 낮은 곳에 임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편견에 대한 교육이 되지 않은 가운데, 제대로 된 이해가 아닌 잘못된 선동에 의해, 가짜뉴스가 재생산되면서 공포를 자아내는 것”이라며 “공포는 배움이 아닌 체험으로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자리가 “한국교회가 좀 더 낮은 곳에 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특히 임태훈 소장은 “(약자) 혐오 세력은 전체 기독교라는 관점에서는 한줌의 흙”이라면서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소장은 “차별방지법을 제정하는데 과감히 투표할 수 있도록 (정치인들에게) 용기를 달라”고 촉구했다.


서지현 검사, “하느님을 참 많이 원망했었다”

 

▲ 서지현 검사 ⓒ 강재선


서지현 검사는 수상 소감에서 “자연인 서지현이다”라고 웃음을 지으며 “하느님을 참 많이 원망했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 불행과 고통 속에 어디에 당신 뜻이 있냐고 부르짖었다”면서 “당신이 저를 외면한다면 제가 직접 나서 정의를 부르짖겠노라고 큰 소리쳤다. 그런데 막상 큰소리 치고 돌아보니 그 모든 순간에 당신이 계셨다”고 말했다. 


하느님 뜻은 혼자서 모든 짐을 감당하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짐을 짊어지고, 함께 고통을 느끼며 그 고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라는 것


서지현 검사는 “여전히 저를 비롯해 많은 피해자들이, 여성들이, 약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스스로 감당하지 못 할 만큼의 고통을 받으며 비통 속에 울부짖은 사람들이 있다”며 “하느님 뜻은 혼자서 모든 짐을 감당하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짐을 짊어지고, 함께 고통을 느끼며 그 고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이 상은 피해자들 약자들에 고통을 함께 하겠다는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 따뜻한 위로, 간절한 기도라고 생각”한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토 노부유키 선생, “일본 사회와 한국 사회는 모두 큰 기로에 서있다”


▲ 사토 노부유키 선생 ⓒ 강재선


통역사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한 사토 노부유키 선생은 “인권상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30년간 재일한국인 젊은이들을 위한 민족차별 철폐 싸움, 이주민 인권 획득의 싸움에 일본인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토 노부유키 선생은 “일본 사회와 한국 사회는 모두 큰 기로에 서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민주화를 쟁취하고 민족분단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동안, 일본 사회는 아직도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과정에 서있다”고 지적했다.


사토 노부유키 선생은 “앞으로도 재일한국인 친구들, 한국 교회 형제자매들과 함께 계속 (이 일을) 해나가기를 원한다”며 이것이 “(하느님이) 내게 주신 업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는 인권 문제에 헌신하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정진우 목사를 비롯해 인권재단사람 박래군 소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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