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20대 대통령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요구안을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8년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해 지적하면서,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이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기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단원고 2학년 1반 수진 아버지)은 공정과 국민대통합을 외치는 새로운 정부에서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안전하게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책무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경 4.16연대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책임이며 국가와 국가의 수장은 피해자와 유가족, 시민들에게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출발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그래야 이 참사의 원인이 됐던 박근혜 정부의 실책을 윤석열 정부가 해결하는 과정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이 나라는 거대한 세월호”라면서 “304명이 왜 희생됐는지 원인을 찾고 재발을 방지하도록 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인사에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전달하는 요구안이 국민의 뜻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생명안전사회를 건설하라”고 강조했다.
이미옥 4.16연대 활동가는 “3일 전은 4.3이었다. 4.3의 아픔을 이야기하기까지 수십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사과했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국가폭력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으로서,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수사검사였던 윤석열 당선인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진상규명을 위해 차기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이를 차기정부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에 드리는 글’을 통해, 지난 8년간 세월호참사와 그후 가해진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먼 길을 왔지만 진실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국회가 입법을 통해 구성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의 활동 기한이 몇 개월 더 남아 있지만, 참사 당일의 대통령 기록물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고 국정원 등의 문서도 아직 일부만 공개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특별수사단은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성역없이 전면 재수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와 불기소로 결론을 지었다”면서, “그나마 검찰이 몇몇 해경지도부를 추가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법원의 소극적 법 해석과 검찰의 의지 부족으로 유죄를 확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폭력의 진상이 온전히 밝혀지지도 않고 공권력 남용의 책임자들이 응분의 처벌을 받지도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대통령 후보들에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실천 약속을 받고자 했지만, 윤석열 당선인에게는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다시 여당이 된 국민의힘과 그 당의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세월호참사와 그 후의 국가폭력에 대한 진실을 온전히 밝히고 응당한 책임을 묻고자 하는 피해자와 시민의 노력을 반정부 활동으로 간주하여 외면하고 핍박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과 인수위에 요청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세월호참사와 그 후의 국가폭력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이같은 인정과 사과에 기초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여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그 조치로는 ▲사참위의 조사활동과 종합보고서 작업 완수 위해 모든 지원과 협력을 다할 것 ▲정부가 보유한 기록들을 모두 공개할 것 ▲사참위의 조사 활동 결과보고서의 제안과 권고를 전면 수용하고 이행할 것 등을 요청했다.
또한, 정부와 여당이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관련 활동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나 피해자들, 시민들을 매도하고 핍박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참사 관련 추모, 치유, 안전교육 시설과 프로그램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해야 한다면서,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세월호 선체의 보존과 추모교육 활용 등을 지원하고 협조 ▲세월호참사 관련 자원 활동가들의 정신적·신체적 피해에 대한 치료 지원과 협력을 청했다.
마지막으로 “생명안전기본법의 제정을 약속”하라고 당부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요구사안은 인수위 관계자에게 전달됐다.
한편, 세월호참사 8주기를 맞아 ‘기억, 약속, 책임’을 주제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규명과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행사들이 열린다.
9일에는 세월호참사 8주기 국민대회 시민행진이 진행된다. 10일에는 참사해역에서 1차 선상추모식이 열리며, 16일에 2차 선상추모식이 열릴 계획이다. 16일에 안산에서는 세월호참사 8주기 기억식이 열린다.
오프라인과 온라인(http://416remember.net/)에 세월호 기억공간이 마련된다. 오프라인 세월호 기억공간은 서울시의회 앞이며, 운영시간은 화요일~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