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천주교청주교구청 앞에서 충주성심맹아원 김주희 양 의문사 사건에 대한 청주교구의 무책임한 시설관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12월 19일 충주성심맹아원 민관합동지도점검 결과, 고 김주희 양의 몸에 남겨진 상처 중 골반 상처는 기록되어있지만 귀 뒤와 등, 그리고 목에 생긴 상처는 생활일지와 의료의무일지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과수에 귀 뒤 상처 발생 시기를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귀 뒤 상처는 ‘딱지는 상처 치유과정 후반부에 형성되고, 내부소견(연조직층/근육층)에서 출혈 등의 사망 무렵 최근에 형성된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에 대책위는 “이제 사망 전의 상처임이 증명됐으니 천주교청주교구는 대책위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김주희 양 부모 김종필·김정숙 씨는 “내 자식은 잃었지만 제2, 제3의 장애아이의 억울한 죽음은 더 이상 없어야겠기에 힘을 내서 대책위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7년째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는데 가해자는 버젓이 교사생활을 하고 있고, 모든 걸 책임져야 할 청주교구는 진상규명도 사과도 하지 않고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
고 김주희 양 부모와 대책위는 청주교구에 ▲ 진실 규명 ▲ 고 김주희 양 사망 당시 근무했던 생활재활교사(담당·보조교사)와 전 사회복지국장 신부 징계 ▲ 청주교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관리의 전반적인 시스템 재정립, 직원·수녀·사제들의 인권교육 강화 ▲ 청주교구장과 사회복지국장 신부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이경 목사는 교회가 양심과 도덕의 힘을 잃고 권력의 편에 서서 이미 갖고 있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구조적인 모순과 불의에 맞서지 못하고 침묵하고 편드는 형세가 됐다고 꼬집었다.
이 목사는 교회의 양심을 회복하라면서, “하느님 앞에 가서 심판 받는다고 용서받지 않는다. 이 삶의 현장에서 회개하고 바로 잡지 않으면 용서 받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고 김주희 양 부모와 대책위는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교구청을 방문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해외 한인성당 견진성사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으며, 사회복지국장 신부는 휴가 중인 관계로 만날 수 없었다.
이들은 총대리 신부를 만나 고 김주희 양 의문사 사건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총대리 신부는 “이 사건은 끝났다. 재조사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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