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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루피노 신부의 복음묵상 : "여러분도 떠나고 싶습니까?"
  • 임 루피노
  • 등록 2015-09-02 11:14:35
  • 수정 2015-09-09 1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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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여러분도 떠나고 싶습니까?"


"우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요한 6장 일부)




복음은 혁명적인 글입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떠나든지, 생명을 발견하든지, 둘 중 하나의 길을 요청합니다.


의로움을 추구하든지, 비겁함에 남든지, 가난함에도 떳떳하든지, 풍요로운데도 비굴하든지, 내 위선이 부끄럽게 벗겨져도 하느님 앞에 서있든지, 혹은, 나를 치장하면서 하느님을 무시하든지, 둘 중 하나의 길을 선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굳이 종교인이 아니어도 양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안락을 빼앗긴 이들이 있습니다.


힘이 있는 이들의 어두운 요청을 뿌리치고 두려움 없이, 후회도 없이 가난한 이들과 기꺼이 연대한 이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1985년 참치 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있던 전재용 선장은 자신의 안위를 내놓고서 베트남 난민을 구조했습니다. 결국 그는 이 일로 해고통지를 받고, 공산국가의 난민을 구조했다는 이유로 국가 정보국에 끌려가 모진 심문을 받기까지 합니다.


두려움도, 후회도 없이, 가난한 이들을 구했던 선장과 그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한 사람들의 이 이야기는 얼마 전, 세월호 참사 1주기 때, 새삼스럽게 회고된 바 있습니다.


복음의 영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이미 들어와 있고, 우리에게 언제나 이렇듯 생명을 살고, 나누게 만듭니다. 세상의 규칙 앞에 드러나는 사랑의 혁명성을 복음은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라고 표현하는 듯합니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여러분도 떠나고 싶습니까?"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고서 우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의 생명의 말씀이 이들과 함께 있습니다."



[필진정보]
임 루피노 : 작은형제회 소속으로 서울에 살고 있으며, 수도생활을 재미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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