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투명성센터는 서소문공원을 서소문순교자성지로 만들려는 천주교의 움직임을 비판하며, 서소문공원에서 천주교 철수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서소문공원의 전체사업부지만 21,363제곱미터(6,462평)에 이르고 460억 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됐다면서, 국유지에 지어져 토지가격은 예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토지가격만 해도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의 중심 노른자위 땅에 지어지는 이 공원은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천주교가 독점사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소문은 서민들이 주로 드나들던 공간이었으며, 이러한 위치적 특성으로 조선시대 죄인들을 처형하는 공개 사형터였다. 허균, 홍경래 등 민란지도자들과 임오군란 주동자들, 갑신정변 책임자 등이 처형된 곳이다.
이들은 “천주교인들도 상당수 처형됐지만 조선왕조 500년 전체를 봤을 때 천주교인들의 순교지로 기능했던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고 꼬집었다.
해방 이후 서소문일대는 일종의 공원으로 사용됐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치됐으며, 천주교 측에서 현양탑 등을 세우며 자신들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지만 이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염수정 당시 서울대교구장이 이 사업을 밀어붙였고, 실제로 국회에서 천주교 신자인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이 사업안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종교적 인장을 찍어 그걸로 역사 전체를 전유하려는 시도는 종교적폐들의 고질적인 습관이다.
종교투명성센터는 천주교가 조선 후기 특정시기만을 들어 서소문일대에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그보다 더 후기인 대한민국시기에 그 공간은 노숙자들의 공간이었으며 노숙자들이 숙식을 해결하며 머문 시간이 더 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주교쪽 주장대로라면 차라리 서소문순교성지로 하지 말고 한국노숙자문화공원으로 만드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천주교가 한국근현대사를 전유하고 다른 역사들을 삭제하려고 하는 시도들은 천진암의 경우처럼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들은 조선시대에 처형된 천주교인들도 우리 민족이며, 역사는 지층처럼 다양한 층위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짚었다. 한반도에서 천주교는 기존의 문화적·종교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받아들여졌으며 당시 순교를 선택한 천주교인들도 다양한 맥락 속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맥락들을 탈각시킨 채 순교자들을 현재의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맥락 속에서 이용해먹는데에만 급급한 지금의 천주교에 대해 순교자들은 분노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 천주교가 서소문공원사업에서 철수하고 중구청에 모든 권한 이양 ▲ 중구청은 서소문일대의 전반적인 역사적 현황 재조사와 역사공원 역할 제대로 할 수 있는 계획안 마련·중립적인 운영기구 설립 ▲ 감사원은 서소문공원예산편성과정과 문화체육관광부·서울시·중구청의 집행과정 적법성 감사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서소문공원이 포함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 공식 승인을 받아 국제 순례지로 선포되었으며, 같은 날 서소문공원의 역사왜곡과 천주교 성지화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현재 서소문역사공원은 내부시설 조성 중이며,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천주교 성지로 몰아가는 내부시설계획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