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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중 쌍차 지부장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승리한다”
  • 최진 기자
  • 등록 2015-10-06 11:09:58
  • 수정 2015-10-06 11: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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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설중인 김득중 지부장. 김 지부장은 연설에서 지난 7년 동안 복직을 희망하고 함께 투쟁한 단 한 명의 동지도 복직 희망 명단에서 배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최진 기자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지난 3일 오후 4시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범대위는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등 쌍용차 사태 중요 쟁점 해결을 사측과 정부에게 촉구했다.


‘하늘이 열린 날, 승리의 길을 열자 끝까지 함께’를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는 쌍용차 사태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용산 참사 유가족, 제주 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주민도 쌍용차 사태해결을 위해 참석했다.


또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장하나 국회의원, 구교현 노동당대표, 문규현 신부, 최헌국 목사,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쌍용차 사태의 해결을 바라는 시민들 900여 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대회장 주변에 1,000여 명의 경력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투쟁해온 구미현 씨는 “송전탑으로 우리는 삶터와 일터를 동시에 잃었다. 그래도 더 뺏을 것이 있는지 법원이 벌금과 실형을 선고했다”며 “연대의 힘으로 함께 싸워 이러한 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 4명도 이날 대회에 참석하여 우리 사회가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다리 골절로 보행기에 몸을 의지하며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쌍용차 사태의 본질은 회계장부 조작으로 노동자를 해고한 범죄”라며 “해고자의 조속한 복직과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단식 중인 김득중을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 투쟁을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 이날 집회에서는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조속한 해결 뿐 아니라, 노동유연화 정책을 통해 노동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빼앗는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 최진 기자


또한 백 소장은 “일을 해도 살아남기 힘든 노동자들은 쓰러져 가고 재벌들은 살찌는 이 잘못된 부조리를 완고히 하려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이라며 “영원할 것 같지만 결국은 화무십일홍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인도투쟁까지 나서야 하는 것은 대통령이 나서라는 민심의 소리이다. 박근혜는 이것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수배 중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한 위원장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 쌍용차 경영진의 결단이 없으면 민중과 노동자의 분노는 쌍용차로 향한다”며 “노동자는 강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는 더 강하기 때문에 모두 함께 손잡고 티볼리와 코란도를 만드는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노동자를 업신여기고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며 “노동자의 힘을 모아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란 말을 역사에서 지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당시 76일 평택공장 옥쇄파업을 주도했었다. 현재는 4·24 민주노총 총파업대회 등의 주도 혐의로 지난 6월부터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권영국 장그래살리기 운동본부장은 “34일간 단식 중인 김득중이 염려됐고 해외에서 11일째 투쟁하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응원하러 왔다”며 “쌍용차 건물 외벽에 ‘가장 혁신적이고 존경받는 대한민국 자동차 회사’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존경받는 회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대는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고 비를 함께 맞는 것이라 한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비를 맞는 동안 우리도 비를 함께 맞을 각오를 하러 왔다”며 “싸우자, 이기자, 돌아가자, 현장으로”를 외치며 발언을 마쳤다.


김상구 신임 금속노조 위원장은 “김득중 지부장이 걱정되어 이 자리에 섰지만, 마음 같아선 당장 단식을 중단하고 공장으로 함께 걸어가자고 하고 싶다”며 “쌍용차 해고자 모두가 공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15만 노조 조합원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장경인 쌍용차 지부 조합원은 “김득중 지부장의 말라가는 얼굴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지난 1월 교섭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절망에 빠지지만 그래도 희망을 그려본다. 이 고통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 김득중 지부장과 현장에 있던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무대 앞에서 노동가와 함께 투쟁 율동을 했다. ⓒ 최진 기자


이어 김득중 지부장과 현장에 있던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무대 앞에서 노동가와 함께 투쟁 율동을 했다. 또한 지난 7년 동안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 역사를 기록한 영상물 상영이 어어 졌다. 영상물 상영이 끝나고 김득중 지부장은 무대에 올랐다.


김득중 지부장은 “쌍용자동차 사태는 이 사회가 정리해고를 얼마나 악용하고 남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기업과 정부가 외국 투기 자본이 기술을 빼가는 상황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넘기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분명하게 얘기한다. 지난 7년 동안 복직을 희망하고 함께 투쟁한 그 어떤 동지도, 단 한 명도 배제 할 수 없다. 손해배상가압류도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 지난 7년 동안 함께 눈물 흘리면서 싸웠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복직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34일 차 단식이지만 중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와 노동파괴 컨설팅 회사가 공모해서 끊임없이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다. 노동 유연화 정책 등으로 남은 노동자들을 다 죽이려 하는 박근혜 정부의 반 노동정책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하늘이 열린 날, 승리의 길을 열자 끝까지 함께’라는 주제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이날 집회는 900여 명이 참석했다. ⓒ 최진 기자


이어 “우리는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한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와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우리는 7년을 버텨왔다. 오늘 이 기세를 모아서 더 당당하게 투쟁해 나가겠다. 힘들더라도 웃으면서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그동안 함께 해준 많은 시민과 동지들에게 감사하다며 조금만 더 힘을 모아주고 조금만 더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인도 원정 투쟁단을 위한 모금이 진행되어 400여만 원의 성금이 모였다.  


김득중 지부장은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회사 정상화, 숨진 해고자 유족에 대한 지원 대책 등 4가지 의제를 놓고 지난 8월 31일부터 34일째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 대표단 4명은 지난달 23일부터 쌍용차 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이 있는 인도로 출국하여 현지 노동조합과 함께 삭발식 등의 현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 이후 64개월 만에 시작된 쌍용차 노사 실무교섭은 9개월 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에서 제시한 단계적 복직을 수용하는 대신 복직기한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또한 사측은 33억 손해배상가압류 철회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복직 등의 요구사항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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